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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5. 재미와 보상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법

우리는 경험이 만족스러울 때 그 행동을 더 반복해서 하곤 한다. 이는 전체적으로 논리에 맞다. 비누로 손을 씻을 때 좋은 냄새가 나고 거품이 잘 나는 것 같은 아주 사소한 일일지라도 즐거운 감정은 강한 신호가 되어 뇌에 이런 말을 속닥인다. '느낌 좋군. 다음에 또 해야겠어.' 즐거운 감정은 어떤 행동이 다시 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뇌에게 가르쳐준다.

반대로 어떤 경험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그것을 다시 할 이유는 거의 없어진다.

이런 이야기들은 행동 변화의 가장 기본이 되는 법칙에 관한 증거다. '보상을 주는 것은 반복한다. 힘든 것은 피한다.' 미래에 무엇을 할지는 과거에 보상을 받았거나 힘들었던 것에 영향을 받는다. 긍정적인 감정들은 습관을 만드는 반면 부정적인 감정들은 습관을 파괴한다.

눈앞의 만족이 우선인 사람들

당신이 아프리카 평원을 배회하는 동물이 되었다고 상상해보자. 우리가 하는 결정 대부분은 즉시적인 영향력을 갖는다. 우리는 늘 무엇을 먹고, 어디서 잠을 자고, 포식자를 어떻게 피해야 하는지 생각한다. 계속해서 현재 또는 가까운 미래에 집중한다. 과학자들은 이런 곳을 '즉시적 보상 환경'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한 행동은 즉시 분명해지고 곧바로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오늘 한 많은 선택들은 우리에게 즉시적인 이득을 주지는 않는다. 직장에서 일을 잘 해냈다 해도 급여는 몇 주 후에 받는다. 오늘 운동을 했다면 어쩌면 다음 해에 과체중 상태에서 벗어날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런 곳을 '지연된 보상 환경'이라고 부른다. 행동에 따른 보상이 전달되기까지 수년 동안 그 일을 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는 지연된 보상 환경 속에서의 삶을 위해 진화하지 않았다.

즉시적 보상 환경 속에서 수천 세대가 이어지면서 뇌는 장기적 보상보다는 빠른 보상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행동경제학자들은 이런 경향을 '시간 비일관성'이라고 부른다. '과장된 가치 폄하'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 말인즉 뇌가 보상을 평가하는 방식은 시간대에 따라 일관적이지 않다는 말이다. 우리는 미래보다 현재에 더 가치를 둔다. 이는 적절한 가치판단이다. 미래에 있을지도 모를 보상보다는 당장의 확실한 보상이 가치가 있다. 하지만 이렇게 즉시적 만족만을 추구하는 태도는 문제가 된다.

나쁜 습관은 보상이 즉시적인 반면 결과는 나중에 발생한다. 흡연은 10년 동안 나를 서서히 죽이고 있지만 당장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니코틴에 대한 열말을 경감시킨다. 과식은 장기적으로는 해롭지만 순간적으로는 맛이 있다.

프랑스 경제학자 프레데리크 바스티야는 이 문제를 명확하게 설명한다. "당장의 결과가 편리하고 좋을 때 대개 나중의 결과는 처참하거나 그에 준하는 일들이 일어난다. ...종종 어떤 습관의 첫 과실이 달콤할수록 나중의 과일은 쓰기 마련이다." 다른식으로 말하면 좋은 습관의 비용은 현재에 치르며, 나쁜 습관의 비용은 미래에 치른다.

우리가 즉시적 만족감을 선호한다는 사실은 성공에 관한 중요한 진실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루 종일 빠른 만족감을 안겨주는 것들을 좇으면서 시간을 보낸다. 사람들이 덜 지나간 길은 만족감이 지연되는 곳이다. 그럼에도 기꺼이 보상을 기다린다면 덜 경쟁하고, 종종 더 큰 보상을 얻기도 한다.

최근 연구들 역시 이를 증명한다. 지연된 만족감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SAT에서 고득점을 얻고, 마약 접근 수준이 낮으며, 비만 가능성이 낮고, 스트레스를 더 잘 다루고, 사교적 기술이 뛰어나다.

사람들은 지연된 보상을 택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좋은 습관에서 오는 이득을 바란다. 건강해지고, 생산적이고, 평화롭게 지내길 원한다. 하지만 이런 선택들은 결정적인 순간이 오면 마음에서 가장 윗자리를 차지하는 법이 거의 없다.

아주 작은 보상의 힘

습관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성공했다는 느낌을 필수적으로 받아야 한다. 비록 아주 사소한 방식일지라도 말이다. 성공했다고 느끼는 것은 습관이 성과를 냈고, 그 일이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사실 좋은 습관이 주는 보상은 습관 그 자체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 좋은 습관은 뭔가 얻는 게 있어야만 가치가 있다고 여겨진다. 처음에 그것은 만족감 그 자체다.

앞에서 다뤘던 습관 쌓기는 습관과 즉시적인 신호를 묶는 것으로, 시작할 때 그 신호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도록 만든다. '강화'는 습관과 즉시적인 보상을 묶는 것으로, 그 일을 마쳤을 때 만족감을 느끼게 해준다.

즉시적 강화는 우리가 그만두고 싶은 행동들, 즉 습관 회피와 관련될 때 특히 유용할 수 있다. '이번 달 술 마시지 않기', '충동구매하지 않기' 같은 습관을 유지하기가 힘든 이유는 술 한 잔 마시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걸 건너뛰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성공적으로 자신의 결심을 지켰더라도 첫술에 만족감을 느끼기는 어렵다. 유혹에 저항하는 것이 우리에게 더 큰 만족감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해결책은 이런 상황을 완전히 뒤집어 생각하는 것이다. 회피를 눈에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예금 계좌를 개설하고, 거기에 '가죽 재킷 살 돈' 같은 용도를 적어둔다. 그리고 구매를 하지 않으면 그 돈을 저축 통장으로 옮긴다. 자신을 위한 보상 정책을 만드는 것이다. 이는 지연된 보상을 즉시적인 보상처럼 보이게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만족스럽다.

자신의 정체성과 갈등을 일으키는 것보다 그것에 부합하는 단기적 보상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체성은 그 자체로 강화 인자가 된다. 우리는 어떤 일이 자기 정체성에 부합하고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에 그 일을 한다. 습관이 삶의 일부가 될수록 자기 격려와 채찍질은 덜 필요하다. 보상은 습관을 시작하게 하고, 정체성은 습관을 지속하게 한다. 장기적 보상을 얻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지만 즉시적인 강화는 단기간에 동기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요약하면 습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 일이 즐거워야 한다. 향기가 좋은 비누, 50달러가 통장에 입금되는 걸 보는 일 등 간단하고 사소한 강화 장치들은 습관을 즐겁게 만드는 즉각적 만족감을 제공한다. 그리고 습관이 즐거워질 때 변화가 쉬워진다.

Summary

  • 네 번째 행동 변화 법칙은 '만족스럽게 만들어라'다
  • 경험이 만족스러우면 그 행동을 반복하는 경향이 커진다.
  • 인간의 뇌는 지연된 보상보다 즉시적인 보상에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 행동 변화의 가장 기본 법칙은 이렇다. '즉시적인 보상이 있는 행동은 반복된다. 즉시적인 어려움이 있는 행동은 잘 하지 않게 된다.'
  • 습관을 유지하려면 즉각적으로 성공했다는 느낌이 필요하다. 아주 사소한 방식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 분명하게 만들어라. 매력적으로 만들어라, 하기 쉽게 만들어라. 이 세 가지 행동 변화 법칙은 지금 이 순간 행동을 시도할 가능성을 높인다. 그러나 네 번째 행동 변화 법칙인 '만족스럽게 만들어라'는 나중에 행동이 반복된 가능성을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