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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행복한 회사는 모두 다르다

경제학을 처음 배울 때, '완전경쟁'은 이상적인 상태인 동시에 기본적인 상태로 간주된다. 소위 완벽하게 경쟁적인 시장에서는 생산자의 공급과 소비자의 수요가 만나 균형을 달성한다. 경쟁 시장에서 모든 회사는 차별화되지 않는 똑같은 제품을 판매한다. 시장 지배력을 가진 회사가 하나도 없기 때문에 모두 시장이 정해주는 가격에 물건을 팔 수 밖에 없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완전경쟁 하에서는 '그 어느 회사도 경제적 이윤을 창출할 수 없다.'

경쟁하고 있는 회사는 시장 가격에 물건을 팔 수밖에 없지만, 독점기업은 시장을 손에 쥐고 있으므로 스스로 가격을 결정할 수 있다. 독점기업은 경쟁자가 없으므로 자신의 이윤을 극대화하는 수량과 가격으로 물건을 생산한다.

이 책에서 '독점'이라고 할 때는 자기 분야에서 너무 뛰어나기 때문에 다른 회사들은 감히 그 비슷한 제품조차 내놓지 못하는 회사를 가리킨다. 구글은 0에서 1을 이룬 대표적인 회사다. '지속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또 보유하고 싶다면, 차별화되지 않는 제품으로 회사를 차리지 마라'

우리가 하는 거짓말

독점기업이나 경쟁 기업 모두 진실을 왜곡하는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독점기업이 거짓말하는 이유

독점기업들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거짓말을 한다. 그들은 독점 사실을 자랑했다가는 감사를 당하고, 조사를 받고, 공격받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독점기업들은 계속해서 독점 이윤을 유지하고 싶기 때문에 독점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방법이 경쟁자의 힘을 과장하는 것이다.

구글을 검색엔진이라고 가정하면 검색 시장의 68%를 차지하고 있다. 광고회사라고 생각하면 전 세계 광고 시장의 3.4%를 차지할 뿐이다. 그리고 다각적 기술 기업으로 보면 0.24% 이하를 차지하고 있다.

구글은 스스로를 기술 기업의 하나라고 정의함으로써 원치않는 모든 관심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경쟁기업이 거짓말하는 이유

독점기업이 아닌 회사들은 정반대의 거짓말을 한다. '우리는 이쪽을 꽉 잡고 있어요.' 기업가들은 언제나 경쟁의 크기를 축소해서 말하는 경향이 있다. 신생기업들은 자신이 속한 시장을 극도로 좁게 묘사함으로써 자동적으로 시장 지배자가 되고 싶은 치명적인 유혹을 느낀다.

경쟁에 대한 감을 잃거나 사소한 차별화 요소에 집착한다면 살아남기조차 힘들 것이다.

독점기업이 아닌 회사들은 자신의 시장을 여러 작은 시장의 교집으로 정의함으로써 더 특별한 시장이라고 과장한다.

반면에 독점기업들은 자신의 시장이 여러 대형 시장의 합집합이라고 말함으로써 독점 사실을 숨기려고 한다.

무자비한 사람들

경쟁적 생태계는 사람들을 가차 없이 잔인하게 만들거나 심지어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그러나 독점기업이라면 사정이 달라진다. 독점기업은 경쟁을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자신의 직원들이나 제품에 더욱 정성을 쏟을 수 있다. 또 더 큰 세상에 미치는 자신들의 영향력에 관해서도 더욱 관심을 기울일 수 있다.

사업에서 '돈은 중요한 것이거나 아니면 모든 것이다.' 독점기업들은 돈 외에 다른 것도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있지만, 독점이 아닌 기업들에게는 그런 여유가 없다. 완전경쟁 시장에 있는 기업은 현재의 이윤에 너무나 몰두한 나머지 장기적 미래에 관한 계획을 세울 여유가 없다. 기업이 매일매일의 치열한 생존 경쟁을 초월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 뿐이다. '독점 이윤'말이다.

독점 자본주의

창조적 독점기업들은 세상에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풍요로움을 소개함으로써 고객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한다. 창조적 독점기업들은 단순히 나머지 사회에도 좋은 기업이 아니라,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 강력한 원동력이다.

독점은 진보의 원동력이다. 수년간 혹은 수십 년간 독점 이윤을 누릴 수 있다는 희망은 혁신을 위한 강력한 동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독점기업은 혁신을 계속 지속할 수 있게 되는데, 왜냐하면 독점 이윤 덕분에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고, 경쟁 기업들은 꿈도 꾸지 못할 야심찬 연구 프로젝트에도 돈을 댈 수 있기 때문이다.

'독점은 모든 성공적 기업의 현 상태다.' 행복한 기업들은 다들 서로 다르다. 다들 독특한 문제를 해결해 독점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실패한 기업들은 한결같다. 결쟁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